천사가 준비한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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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노번 넬슨은 수리하는 일을 무척 좋아했다. 특히 로마린다 대학병원에서 엑스레이 장비를 유지 보수하는 일은 그에게 무척 즐거운 작업이었다. 병원의 모든 방사선 장비를 관리하는 일에 보람을 느꼈지만 가장 좋아했던 일은 세계 곳곳의 선교 지역에 있는 국제 재림교회 건강(Adventist Health International) 산하 병원과 진료소에 엑스레이 기계를 설치하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적어도 40대를 새로 설치해 가동하는 성과를 올렸다.
북부 마다가스카르 밀림 속에 위치해 접근이 몹시 어려운 작은 재림교회 병원에 기증받은 엑스레이 장비를 설치하는 임무도 맡아서 했다.
마다가스카르 마로제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름 덮인 산맥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안다파 마을에 어느 재림교회 의사가 진료소를 열었다. 1974년, 전 세계 재림교회는 안식일학교 특별 헌금으로 이곳의 새 병원 설립에 자금을 지원했다.
안다파 마을은 양철 지붕으로 된 집들이 흙길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동네다. 몸속을 들여다보고 부러진 뼈를 촬영하는 일은 이 마을에서만큼은 놀라운 기적이었다.
도노번은 엑스레이 기계를 포장용 상자에 넣고 필요한 모든 부품과 연결 부분이 안전하게 고정되었는지 확인했다. 이후 로마린다병원팀과 함께 장비가 안전하게 도착해 현지인들에게 꼭 필요한 도구가 되기를 기도했다. 그는 커다란 나무 상자를 선적 부두로 옮기면서 안다파의 의사에게 아주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편지도 함께 보냈다. 편지에는 새로운 엑스레이 장비를 놓을 촬영실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엑스레이 장비는 전원 공급을 위해 꽤 굵은 전선이 필요해요.”라고 도노번은 말했다. “그런데 전선을 구하는 일은 시작에 불과했죠.”
제1부
여러 주가 지나 엑스레이 기계가 잘 도착했으며, 도노번이 와서 설치 작업을 할 준비가 되었다는 편지를 진료소로부터 받았다. 엑스레이 부서에서는 감사 축하 행사가 열렸고, 도노번이 마다가스카르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면서 대학병원에서는 더 많은 기도가 이어졌다.
“비행시간이 끝도 없이 계속되는 것 같았어요.”라고 도노번은 회상했다. “마침내 도착했을 때 한 남자가 자랑스럽게 저를 엑스레이실로 안내했어요. 새 장비를 위해 준비된 방이었죠.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전원 공급용 전선을 찾을 수 없어서 안내해 준 분에게 물었더니 천장에 늘어져 있는 얇은 전선을 가리켰어요. 그 전선으로는 토스터도 작동하기 힘들었어요.”
도노번과 의사는 전선을 위해 기도한 뒤 병원 주변을 샅샅이 뒤져 엑스레이 장비에 맞는 전선을 찾았다. 그러나 행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이튿날 아침 의사와 도노번, 운전기사는 전력 회사에 가서 감독관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감독관은 출장 중이었다. 대신 그의 조수가 필요한 전선을 찾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큰 나무 주변에 쌓여 있는 여러 종류의 전선 더미로 손님들을 안내했지만 확인해 보니 그곳의 전선들은 모두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제게 필요했던 것은 직경 약 2cm에 길이 137m쯤 되는 전선이었어요. 나무 아래에 있는 것 중에는 쓸 만한 게 없었어요.” 의사, 감독관 조수, 운전사는 나무 주변의 엉킨 전선들 사이에서 계속 전선을 찾고 있었고 도노번은 건물 주변을 돌아다니며 간절히 기도하다가 큰 하역장에 이르렀다.
“그곳 하역장에 정확히 우리에게 필요한 커다란 전선 두 타래가 놓여 있었어요.” 도노번은 말했다. 도노번은 기쁨의 괴성을 질렀고 사람들은 도노번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달려왔다.
“우리는 모두 눈물을 흘렸어요.” 도노번은 그때를 회상했다. “울면서 하나님께 감사드렸어요.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어요. 마을 사람들 심지어 전력 회사 직원들조차 그 전선이 안다파에 있을 리 없다고 했어요. 그곳 사람들에게는 그런 종류의 전선이 필요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기차역의 한 직원이 몇 년 전에 기차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화물 일부가 하역장에 내버려졌나 봐요.”라고 그가 말했다.
“천사들이에요.” 도노번은 단언했다. “하나님의 손이 그 전선을 하역장에 두신 거예요. 저는 확신해요.”
조수는 이 모든 사실에 감동받았고 병원에 작업팀을 보내 전선을 연결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세 줄로 각각 45m씩 연결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필요한 굵은 전선을 얻게 되었지요.” 도노번은 말했다. “이제 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드릴 차례예요.”
제2부
로마린다에 있을 때 도노번은 기계 장비들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7선짜리 멀티 케이블을 직접 준비했다. 케이블을 조립하여 엑스레이 장비와 함께 상자 속에 조심스럽게 넣어 두었는데 안다파에서 상자를 열어 보니 케이블이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도했지요.” 도노번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 병원은 하나님의 병원이니 필요한 7선 케이블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하나님께서 아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튿날 아침 도노번과 의사는 마을로 갔다. 의사는 냄비, 옷, 우산, 장화 등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파는 작은 가게의 주인을 알고 있었다. 도노번은 그 주인에게 필요한 케이블을 정확히 설명하며 안다파에서 그런 케이블을 파는 곳이 있는지 물었다. 주인은 턱을 만지며 잠시 생각하더니 가게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는 한참 동안 자리를 비웠어요.” 도노번은 회상했다. “돌아왔을 때 손에는 전선 한 뭉치가 있었어요. 7선 멀티 케이블이었고, 정확히 우리에게 필요한 길이였지요.”
안다파에서 이런 전선이 필요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재림교회 병원과 도노번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도노번은 이런 프로젝트에 필요한 도구와 연결 장비들을 항상 챙겨 다니기 때문에 며칠 만에 새로운 엑스레이 장비를 완벽히 설치하고 가동할 수 있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오직 하나님만이 깊은 녹색 정글에 정확히 필요한 케이블과 전선을 두실 수 있지요. 하나님은 기적을 이루시는 분이니까요!”
딕 더크슨 목사이자 이야기꾼으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