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사상 첫 대만 청년 온라인 전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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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범 목사 목사
kbtlove@kuc.or.kr
입력 2021.07.2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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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엔젤스와 함께하는 보이는 라디오’ 프로그램 성료
그러던 중 지난 5월 한 항공사 승무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확진되고, 그의 가족이 잇따라 감염되면서 타이베이 전역으로 확산했습니다. 민간신앙 사찰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이뤄진 행렬로 인해 집단감염이 일어났습니다.
5월 15일에 100명을 돌파한 감염자 수는 들불처럼 번져 불과 사흘 만에 하루 확진자 500명을 넘어섰습니다. 그중 80% 이상이 수도권 거주자였습니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위생복리부는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3급 관리를 승격 발표하고, 5월 15일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대만에서도 처음으로 현장예배가 중단되고, 온라인 집회를 실시했습니다.
방역상황이 점차 심각해지며,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은 건 물론, 가까운 마트나 시내의 서점을 가도 모든 경로를 보건당국에 보고해야 했습니다. 대만의 주요 선교현장인 캠퍼스에도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PMM 목회자와 PCM선교사들이 함께 운영하던 한국어 수업과 기도반이 온라인으로 전환됐습니다.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캠퍼스 소그룹 전도회를 운영하려던 베이툰교회 남동현 선교사는 급히 온라인으로 변경했습니다. 침례를 결심한 청년의 침례식도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이런 특수상황 속에서 베이툰교회 청년들은 하반기 청년사역을 위한 회의를 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역이 무엇인지 기도하며 연구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만 중부지역에 물이 부족해지면서 단수가 시작됐습니다. 생각지 않은 시기에 이처럼 전대미문의 어려운 시국을 맞으니 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기가 막힌 타이밍에 최재준 목사님 가정으로부터 3000장의 마스크가 도착했습니다. 물과 컵라면을 구입하고, 성도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음료와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필요한 휴지와 마스크를 넣어 간소하게나마 방역세트를 만들었습니다. 최소한의 방문팀을 꾸려 일주일에 걸쳐 각 곳에 흩어져 사는 구도자와 교우 약 50명에게 선물했습니다.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기도로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웠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PMM 선교사들이 봉사하는 교회에서는 한국어캠프를 준비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모든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함께 기도하며 위로하던 중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보이는 라디오!> 특별순서를 준비했습니다. 온라인 집회가 생각보다 장기화되자 ‘신앙의 장기 방학화’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현장으로 모이는 청년집회를 대신할만한 모임이 절실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베이툰 청년들과 먼저 나누고, 각 지역에서 청년사역을 하는 6개 교회(신띠엔, 반치아오 행복, 신주금성, 베이툰, 따리, 타이동)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의기투합했습니다.
국가적으로 빗장을 잠그고 있기 때문에 비자를 받는 과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비자를 받고도 입국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PCM 선교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초 1월에 대만에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3월 19일이 돼서야 가까스로 입국이 허용됐습니다. 저마다 큰 비전을 가슴에 안고 어렵사리 도착했지만, 다시 3주간 격리생활에 들어갔습니다. 1달 정도 지나 겨우 기지개를 펴는가 싶었는데, 또다시 방역생활로 들어갔습니다.
그러한 때, 선교사들도 구도자와 함께 힘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온라인 청년집회를 기획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구도자는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입니다. 게다가 개척교회 특성상 80% 이상이 한글반이나 대학생 선교를 통해 알게 된 사람입니다. 교인 자녀나 삼육학교 졸업생은 거의 없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대만 역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PMM과 PCM은 대만의 재림신앙을 다음 세대로 잇는 매우 실제적이고 창의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 시행하는 개척선교운동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던 5월. 베이툰교회 권순범 목사는 북아태지회 음악선교를 담당하는 조대연 목사에게 골든엔젤스 찬양선교단의 협조를 긴급히 요청했습니다. 정부가 7월 26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3급 관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하던 시기였습니다. 이에 따라 두 달 이상 현장 집회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청년이 신앙에 있어서도 ‘방학’에 들어갈 것이 뻔했습니다.
개척교회는 성도들의 신앙적 뿌리가 더 약하기에 이런 현실이 계속된다면 교회뿐 아니라 공동체와 개인 모두의 신앙에 위기가 올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청년사역을 하는 몇몇 동역자와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사역의 범위를 넓혀가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기회와 사업이 필요한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았습니다.
대만 재림교회 사상 첫 전국적인 온라인 청년집회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간절함이 통해서일까요. 결과적으로 골든엔젤스 찬양선교단과 조대연 목사님을 2주나 초청할 수 있었습니다. 대만에 와서 깨달은 지혜 중 하나는 돈이 부족해 복음사업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뜻이 있고, 방향만 옳다면 그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지난 5년간 배웠습니다.
청년들을 위한 온라인 집회를 열어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 모임은 예상보다 규모가 커졌습니다. 사실 변변한 예산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사역이기도 했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어쩌면 무모한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한국의 상황과는 많이 달라 중계의 모든 과정을 손수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화상회의 시스템과 유튜브 채널 개설을 위해 아마추어인 목회자들이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순서를 기획했습니다. 혹여나 인터넷이 끊길까 염려해 설비를 다시 갖춘 교회도 있습니다.
여러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라디오방송을 위해 직접 작가가 되고, PD가 되었습니다. 서툴지만 대본을 작성하고, 기능을 익혔습니다. 한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헌신의 손길이 여기저기서 이어졌습니다. PMM과 PCM 선교사는 물론, 골든엔젤스 찬양선교단과 강사인 조대연 목사님도 기도회를 열어 응원했습니다. 청년들을 사랑하며 섬기는 이들의 봉사가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그렇게 6월 25일과 26일(이상 오후 7시), 7월 2일과 3일(이상 오후 2시) 등 2주에 걸쳐 4회의 방송을 화상회의 시스템과 유튜브로 송출했습니다. 재림의 소망이 대만 전역의 청년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PCM선교사와 청년들이 직접 사연을 읽어주는 형식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반치아오행복교회의 김예인 PCM선교사와 팽유정(현지인 선교사)는 DJ가 되어 사연을 소개하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봉사했습니다.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말씀 가운데 퀴즈를 넣고, 사연에 채택된 사람에게 다양한 기프티콘을 선물했습니다.
골든엔젤스 찬양선교단은 바다 건너 먼 한국에서 화상으로 참여했습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은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은혜로운 찬양은 방송을 지켜본 모든 청년과 성도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안식일 오후에는 ‘나도 골든엔젤스!’라는 특별순서를 통해 대만의 청년들이 용기를 내어 직접 노래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도전은 결실로 나타났습니다. 각 교회에서 구도자들을 열심히 초청해준 결과 122명이 등록해 그 가운데 56명의 구도자를 얻었습니다. 화상회의 시스템의 특성상 100명으로 참가자를 제한하고, 동시에 유튜브 스트리밍을 서비스했습니다. 하루에 130여 곳의 사이트에서 접속했습니다. 당초 기대보다는 적어 아쉬웠지만, 이번 모임을 단발성이 아닌 대만 재림청년 모임의 전환점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PMM 개척교회뿐 아니라 대만 현지인 교회에도 채널을 오픈해 함께 진행했습니다. 참여자의 절반 이상이 구도자로 채워지는 매우 순도 높은 집회였습니다. 구도자 외에도 침례 받은 지 채 4년이 되지 않은 초신자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이번 온라인 전도회는 대만 선교역사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대만에서 열린 첫 전국 규모 온라인 청년집회였습니다. 대만청년들이 선교적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소득입니다. 솔직히 그동안에는 한국 대학생 봉사대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모임은 대만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고 봉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 친구들을 초청하며 선교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재림청년의 연합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도 가시적 성과입니다. 앞으로 대만의 청년선교에 지속적인 재림신앙운동이 일어나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갖게 했습니다.
지역교회의 선교에도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지난해 연합한글캠프에 참여했던 따리교회와 타이동교회가 지역의 대학교를 개척해 한국어 동아리를 만들어 대학생선교에 합류한 것처럼, 이번에도 루조우교회와 핑전소망교회가 합류해 아름다운 복음을 나눴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같은 고민과 숙제를 안고 살아가는 청년들이 서로 용기를 북돋고, 희망을 품는 것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지점입니다. 이제 재림신앙의 발걸음을 막 내딛기 시작한 초신자들의 간증이 56명의 구도자에게 ‘갈 길’과 ‘살 길’을 제시하는 정답이 되길 소망했습니다. 그들 역시 1년 전, 2년 전 같은 상황에서 신앙을 받아들이고, 같은 문제를 풀어가며 침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가진 민간신앙으로 인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는 게 조금 주저될 수 있지만, 기존 청년들의 고백이 그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대만선교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가족이 함께 가족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일입니다)
또 안식일에 일이나 시험을 치르는 현실적 문제가 상충할 때, 이들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직장상사를 찾아가 자신의 신앙을 당당하게 소개하고, 안식일 대신 일요일이나 휴일에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청년의 간증은 매우 깊은 울림을 선사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예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성장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이제 인생의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거나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대만의 모든 청년들에게 큰 용기가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물설고 낯선 대만까지 날아와 복음을 전하는 PCM 선교사들의 간증도 먹먹했습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시장에서 남보다 뛰어난 스펙을 쌓고, 치열한 경쟁을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자신은 왜 선교사로 지원했는지 고백했습니다. 사회를 맡은 동료 선교사도 공감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이 어려운 상황이 어서 끝나 젊은 선교사들이 마음껏 복음을 전하는 날이 오길 기도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집회는 참여한 모두가 믿음 가운데 성장하는 아름다운 기회였습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려 합니다. 선교의 지경을 더욱 넓힐 것입니다. 집회에 참석한 개신교인들이 말씀과 라디오 사연 속에 스며있던 예언의 신의 말씀을 듣고, 재림교회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는 구도자들의 인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계속 기도하며 고민하려 합니다.
단언컨대 이번 전도회는 PMM, PCM 선교사 혹은 대만 청년들만의 힘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골든엔젤스 찬양선교단과 조대연 목사님의 최선을 다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들의 선한 미소와 은혜로운 찬양이 세천사의 기별을 처음 접하는 대만청년들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생명의 말씀이 듣는 이들의 마음에 깊은 감화를 선사했습니다. 후원해주신 북아태지회 청소년부(부장 최호영)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넉넉히 이루신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립니다. 대만 선교를 위해 기억나실 때마다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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